발작2022 2011. 3. 25. 00:41

 

 

 

삼년째,

이맘쯤이면 조급증으로 마당을 서성인다.

이구석 저구석 미어져 터트리고 나오는 새순들을 찾느라

매일 매일 땅속에 고개를 쳐 박다시피하고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되는 하루,

하루가 더디다.

 

여리고 순한 잎들을 수줍게 내미는 것들이

정작, 설한의 언땅속에서 치열한 생존을 위해 얼마나 사투를 했을꼬

 

 

대견한 것,

지난 혹독한 추위속에서 수국이 살아남았고

어린 대추나무싹에 연두물이 살짝들었다.

조팝나무가 다닥다닥 좁쌀같은 것들을 매달고

작약이 붉은 순을 뾰족하게 내밀었다.

 

.......

 

 

어제 낮엔 뒤뜸 할매가

고추장을 한뚝배기 퍼 담아 오는바람에 답례로

메주콩 한되가웃 갖다 드렸더니

씨감자 한가득 갖고 오신다

그바람에 또

들로 지천인 냉이를 캐다 씻고 다듬어 보람네 부쳐줄까 하던 걸

그만 마을회관에 할매들 저녁해드시는데 갖다 드리고 말았다.

주고받기가 한도 없이 이어지니. 정겹다

 

3월 14일껜가 감자 작년 것 조금 묻고 부족하다 싶었는데

잘됐다.

넉넉하니 문진네 것 까지 해결되었다.

경희한테 배운데로 이주 델꼬가 같이 묻었다.

 

상추씨 파종하고 부추씨도 우물가에 파종하고

싹이 나오기만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데

헐...

오늘밤 눈이 온다나...?

 

 

......................

 

 

마당에 고연히 서성거리느니

사진액자 하나 맹글었는데

눈치없는 앞집아저씨 ....밖에다 거실꼬죠...그쪽이 앞이예여?

에이...멋도 몰르는 넘

 

 

 

멀쩡하기만 하구만 

 자기는 레옹이라나 뭐라나 멋을 잔뜩 내고선

 작년 폭탄파마 하고...이머리 맘에 들었었는데

 

날이 성긴 톱으로 자르니 각을 맞추기가 힘들다

커피물감 들이고 파란색 스테인 입힌건데

사진으론 파랑이 거의 안보인다

그가 신던 낡은구두에 가죽장식을 뜯어내어

맞지않는 각을 고정시켰다.


.....................

 

 

 도시에선 봄마다

떠나고 싶은 열망으로 그득했는데

손바닥만한 마당하나로

그병이 치유되다니...

 

감기만도 못한 봄앓이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