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대기

느른한 행복으로 충만한 날

발작2022 2012. 1. 16. 19:37

 

 

언니 잘 내려갔지

먼길까지 와서 고마워

글구언니얼굴봐서참조왔어-난

항상언니가별나라사람처럼느껴졌

언니의모든것이조았어-언닌모든

면에다방면이였잖아-지금이라도

이렇게사춘들끼리모임을가질수있

다는것이넘조타언니야-내가앞으

로사는것이많이바빠질수있어-많이

이해해줘언니-사랑해언니

잘지내-

 

 

오전9시 이 어린애 같이 순진하고 다정한 문자를 받고 일어난 오늘

아침부터 행복 바이러스가 온 집안에 퍼진 듯 하다.

 

어제 외사촌들과의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자고 한 후 첫 만남을 가졌었다

작은외삼촌의 딸인 이애와는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만한 여건이 안됐었고 특별한 왕래도 없이

가족행사에서나 가끔 만났었는데 이런 뜻밖의 문자에 사실은 많이 미안 해진다

 

이제 환갑을 넘거나 앞둔 외사촌 오빠 언니들과, 내또래 보다 조금 위거나 아래인

사촌형제들은 모두  주름진 얼굴과, 흰머리카락, 거칠어진 손마디에 세상의 때를 묻히고

나와앉아 저마다 늙어가는 징후들을 풀어놓는다.

그 두드러진 징후중에 하나가 이제 좀 보고 살자는 것 아니겠는가

다 커버린 자식들이 각자 제몫의 삶을 찾아 뿔뿔이 세상밖으로 나간 빈자리에

동시대를 같이 살아내고 같이 늙어가는 세대끼리  저물어가는 쓸쓸한 심사를 위로받고자 함인지.

 

분명한 건

하찮은 것 일지라도 우린 위로가 필요한 나이라는 것

또한 작은 관심일지라도 위로가 된다는 것.

그 위로가 때로는 빠르게 행복으로 전환모드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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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은주네 메주박스 디자인 해준 것

오늘 찾아와 보았다

박스의 재질을 고려하지 않고, 색상이며 디자인을 한 것이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해 난 역시 아마츄어임을 인정한다.

 

다행이 은주와 그 남편은 맘에 들어하니

고마울 일이고

결과에 비해 과분한 댓가를 받았는데도

저녁대접하고 싶단다.

이또한 흐믓한 일이다.

 

계획이있다

은주네 메주를 인터넷판매 해볼 생각이다

홈피만들고 준비해

올겨울부터 시작할 것이다.

 

해서,

응원도필요해!!!!!!

 

 

 

 

 

내친김에 오랫만에

대구 양심선생께도 전화했다

지난 여름 치과치료 후

남은 치료비도 내 몰라라하고

더 해야할 치료도 안받으러 가고

통무소식으로 지내기를 석달여 째다

공연시리 미안한 맘에

환자관리 너무 안하는거 아니냐고

덮어씌웠더니

선생 왈, 내 돌파리가 돼이 전화하모 여도 아프고 저도 불편하고

한다칼까바 저나 모했다 한다

글구 요즘 조울증이 오락가락 한다고도 한다.

끌...이냥반도 늙어가는 병든건 아닌지..

 

이 혼탁한 세상에도 가끔 아름다운사람 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

서슴없어지는 이가 있다면

바로 이분이다.

넘치는 학벌과 재력에도 불구하고

겸손하다 못해 고물상 같은 병원과

그의 애마 프라이드와

고물상아저씨같이 자신을 낮출 줄 아는 태도만으로도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 사람이다.

 

언젠가 여담처럼 그가 한말...나 나중에 고물상이나 하고 싶어요

해서

간판만 바꾸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랬다

윤치과에서 윤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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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 작품이다.

쌈배추로 먹고 남은 작고노란 고갱이를 이만큼 키워내

급기야는 꽃까지 피워내다

삭막한 이 겨울에 이런 호사라니...

머슴,내년 김장용 배추라고 큰소리 치더니

꽃피어서 먹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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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이웃 반장님댁 과수원에 연탄재 버리러 갔다가

자두나무 전지 해놓아 산만히 어질러 진것들

10다발쯤으로 정리해 놓고 내려온 기분이

자뭇

뿌듯하다.

쉬...

반장님껜 비밀에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