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2022 2012. 5. 2. 23:08

 

 

 

 

 

 

4월 26일 이던가,

봄이라고 하기엔 해가 뜨거웠던 날이다.

그동안 바빴던 머슴이 짬을 내어 숙원이던 집앞 데크공사를 시작했다.

목수가 아닌 머슴이 직접 하려니

데크의 정석을 비껴난 방법으로

기초작업을 시멘트와 벽돌을 세워 벽돌 사이에 방부목을 끼워넣고

그 위에 나무를 길게 덮는, 독창?적인 공법을 개발,

앞집 천년고집씨의 자발적인 도움하에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천년고집씨의 무심함에 종종 마음을 다치던 머슴이

이날은 한껏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그렇다.

이 멀리 일점 연고도 없는 타지에 서로를 의지해서 내려왔는데

네집 내집일 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거드니

고맙고 따뜻한 일이지 않은가.

 

 

 

 

 

 

 

 

 

이틀 작업,70%쯤 완성

고된 노동후,

 

 

 

 앞집 마당에 라일락이 화사하다

그 라일락 지기전에

서늘하고 달큰한 밤

꽃향기에 취해보자고

 

 

라일락 나무 밑에 둘러 앉았다.

술과 고기, 텃밭에서 뜯은 어린상추 뿐인 식탁이었지만

 둘러앉은 사람들만으로

푸짐하고 어느만찬 부럽지 않은 한끼.

정이 무르익던 봄 밤.

 

그러나 촌에서는

술에,꽃향에 취하기전에

일찌감치 졸음에 취하기 일쑤라

도시보다 짧아진 술자리...

 

귀촌 4년차, 확실한 촌부로 자리잡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