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눈이..
몇일전에도 함박눈이 쏟아져 놀랐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또 하얘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펑펑 내리고 있다.
4월에 눈이 내리는데....이제 막 피거나 만개한 꽃들 걱정 말고는
철없이 좋다.
마을사람들은 자두꽃에 앉은 눈 때문에 일년농사 망칠까봐 한걱정들 일텐데...
아침에 구들방 아궁이에 장작몇개 던져놓곤 서둘러 몇개 되지않은 음반을 고른다.
어제 머슴이 상경을 했으니 몇일만에 청소를 한 실내는 더할 수 없이 쾌적하다.
넓지않은 실내에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흥겨운 듯 서글픈 음악이 구석구석 스미고
브라우니를 곁들인 커피는 4월의 눈속에서 향이 깊어진다.
눈땜에 무색해 졌지만
미쳐 포스팅하지 못 했던 꽃사진들 올린다
우물가의 앵두나무꽃이다
산에 들에 지천인 제비꽃 이지만 흔하다고 어여쁘지 않을손가
올해 우연히 와서 마당 가득 보라색 자수를 놓은듯.
다정한 이웃친구 경희가 그녀의 지인집에서 얻어다 준 흰제비꽃이다.
라일락도 막 피기 시작했는데 눈폭탄에 괜찮을 지 걱정이다
창문가에 제라늄도 시작이다.
수돗간은 재 정비하고 개불알풀 새로 심었다.
몇일전 머슴이 한나절 힘쓰더니 작년보다 좀더 넓고 이쁘게 완성된 수돗간.
머슴은 머슴으로서의 자세가 확실하다.
녹음이 짙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봄내 땔깜을 준비했다
날더러 땔깜예술 하라고 해서 반듯하게 쌓아놓은 땔깜이다.
부디 예술이라 말해주길
아직도 눈이 내린다.
오늘은 뜨끈한 구들방에 들어 앉아 겨울잠이라도 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