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고치고, 꾸미고
더위와 파리와 모기가 내게 준 선물
발작2022
2013. 8. 5. 00:20
집 앞 데크에 모기장 공사를 하고
마루로 통하는 문 네짝중 맨끝쪽 한 곳으로 출입을 하던것을
가운데 두쪽을 탁 틔어놓고 나니 한결 집이 넓어보이고 후련해 졌다.
게다가 파리와 모기가 달려들지 않아
공간의 활용도까지 높아졌으니 한여름 나기가 훨씬 수월하다.
안방에서 마루, 데크, 마당을 이어 대문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형태의 집이다.
매미가 캔바스천 찢어지는 소리로 울어대는 땡볕속에
여름꽃들이 만발하고
벌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녀도
무성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일만큼 적요함으로 가득찬 것 같은
8월의 한 낮.
이제는 서로 오랜시간 아무말 없이도 편해진 머슴과 내가
어둑신한 방안 깊숙히 들어앉아
머슴은 쇼파에 앉아서, 나는
쇼파에 등대고 비스듬이 누워
하릴없이 마당을 내어다 보고 있는데
마침 라디오에서
메기의 추억이 흘러나오고, 타이스 명상음악이 나왔던가
그리고 스코트랜드 전통악기 백파이프연주곡이 들렸던 것 같기도 하고,
...
문득
10년이나 20년 후에라도 살아있다면
'노년의 삶중, 가장 아름다웠던 한 날 로 기억 할 것이다'
라고 가만히 속으로 되뇌이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