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5빅6일의 여정, 넷째날

발작2022 2013. 8. 31. 18:31

 

 

 

제천의 재발견...이라 쓰고는...

이말은 참 교만하단 생각이 든다. 언제 제천을 한번이나 제대로 본적이 있었던가.

이렇듯 사람이 다 안다고 착각하며 사는 일이 허다한 것 같다.

쉬운예로, 너무 많이 유명한 영화나 책들, 제대로 보고 읽은 기억이 사실 없슴에도

과거에 읽었던 것 같고,본 것 같아 아는 척 얘기하며 다닌 경험들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제천,청풍호반을 돌아다니는 내내 제천의 재발견, 운운하며 다녔던 기억이

조금은 민망해진 까닭에, 서론이 길어졌다.

 

어쨎든, 제천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천을 감싸고 있는 청풍호반 주변이 그만큼

특별하게 아름다웠단 말이 하고싶단 거다.

 

 

 

 

 

이날도 예외없이 늦은아침을 먹고, 맘껏 꾸무럭대다가

의림지로 이동, 몸풀기로 의림지 한바퀴 돌기를 제안했지만

몸풀기를 위한 몸풀기도 안된 난 커피한잔 마시며 기다리겠노라 해서

그녀들 둘만 몸풀기 하고 왔다. 한바퀴가 약 1km쯤 된다던가...

내게 의림지는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예전 내가 살던 의왕시의 백운호수처럼

아기자기한 맛도 없고 뭐랄까 좀 심심하고 밋밋하단 느낌이랄까...

잠도 덜 깨기도 헸고, 해서, 의림지는 사진 한장 찍어놓은 것이 없다

사진이라도 몇장 찍어올 껄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의림지에서 청풍호반까지는 제천시의 북쪽과 남쪽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얼핏 본 지도라서 확신은 없다.

암튼 자동차로 3,40분 정도 이동했으니 꽤 먼거리 였던 건 확실하다.

 

계획은, 제천쪽에서 시작하는 소백산 자락길을 찾아 걸으렸던 것 이엇는데

의림지에서 제천관광지도를 본후 급변경(우리모두는 어제의 계획따윈 바로 잊어버린다)

청풍호반주변을 탐사?하기로 의견일치...

마침 청풍문화재단지에서 제천 국제영화제 행사도 열린다 하고...

 

 

호반주위를 자동차로 구경할 만큼 하며 어슬렁거리다가

조금 이른점심(웬 호산지..밥을 연달아 두번씩이나 먹다니 아 훌륭한 머슴!)을 먹고

(장평가든의 음식맛은 최악이었다) 청풍대교 건너 도화리,능강리 방향 20번 도로 2km쯤 지점부터

걷기 시작(머슴의 위문공연은 여기까지로 하고 작별)

이날도 어김없이, 해가 아직 덜 뜨거워 선선할 때를 피해ㅋㅋ... 자외선 빵빵한 시간대에 걸어야한다...암만!

그냥 선택한 길이었지만 알고보니 여기도 걷기좋게 만들어 놓은길이라 한다.

제천자드락길.

뭐든 트랜드라면 개인이고 단체고 간에 바로 따라쟁이가 되고마는

우리네 정서때문인지,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길이름을 붙여 만들어 놓아서,

오히려 자연스레 보존될 숲과 좋은 생태길들이 훼손되었다는 기사가 생각나

유쾌하지만은 았았지만....우리가 선택한 길은 짱! 최고였다. 

 

 

1985년 충주댐이 완성되면서, 충주는 물론 단양과 제천의 청풍면과 수산면 일대의 길과 마을이 수몰되며

지형과 지도가 변했다.

청풍면의 자드락길은 수몰된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을 연결시켜 2012년에 완공시겼다 한다

총 공사비 12억4000만원이라는 거대자금이 투입된 곳이다.

당연히 좋아야 하고 자알 보존관리가 필요한 일이다(제 앞가림도 못하고 보태는 거 하나없이 이런일에 걱정만 50년째)

 

 

 

 

20번 도로변 능강리에 '솟대문화공간'이라는 작은 갤러리를 구경했는데 그곳 마당에서 내려다 본 청풍호

작지만 정갈하고 단아하게 만들어져 잠시 땀을닦고 쉬어가기 좋은 곳.

입구에 이렇게 써있다. " 입장료는 관람예절로 대신 받겠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뭏든 이 비슷한 뜻이었던 것 같다.

마음에 새기고 들어갔는데.......음

 

 

 

 

작가 윤영호님의 희망솟대가(ㅎㅁㅅㄷ) 전시실 뿐 아니라 마당 구석구석까지 가득하다.

그의 기구와 염원이 한낱 지나가는 나그네에게까지 닿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20번도로를 1시간여 걷다보니 청풍호 자드락길이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사실 이떼 처음 알았다. 우리가 자드락길이란 곳을 걷고 있다는 걸

 

 

사진이 많지 않은데,

자드락길 중에 녹색마을길이라는 별칭이 붙은 제4코스길은 정말이지,

 도보길로는 환상코스라 불러도 좋을만큼 풍광이 뻬어날 뿐 아니라

 오르막길 하나 없이 평평한 길에 오른쪽으로는 구비구비 청풍호 물결이 말없이 따라와주던

고즈녁한 곳이다. 

총 5.4km구간을 걷는 동안 자동차는 물론이거니와 단 한사람도 만나지 않았던 곳,

포장되지 않은 소로에 팔뚝만한 메뚜기들만 뛰어 다니던 곳.

여건만 허락한다면 이곳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산자락 한귀퉁이에

 집한채 지어 여생을 보내고 싶단 욕심으로 가득찼던 곳이다.

제 4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산야초마을이 있었다.

마을이름만 듣고 설레서 왔던곳.

그러나 희망은 품고있을때, 의미가 있는 것. 그것으로 만족.

 

 

산야초마을에서 숯가마마을로 갈 것인지 용담폭포를 갈 것인지를 놓고 잠깐 고민?끝에  

마침 우리가 고민하던 지점이 하천리마을 대로변이었는데

제법경사가 있던 길이었다.

뭔가를 결정하는데 심사숙고...그딴거 다 필요없엇! 걍 이제 넘 힘드니까 내리막길로 가잣!

그래놓고....주섬주섬 배낭챙겨 아무렇지도 않게 오르막길로 간다.

......바부탱이덜 같다.

 

거긴 용담폭포로 가는길이었던 것이다.

담날 옥순봉을 가기위해 쉬운쪽으로 나름 택한 것이었는데

나중 지도보니까 내리막길(숯가마마을쪽)로 갔어야 맞다.ㅎㅎㅎ 계속 바부탱이들

게다가 용담폭포를 용담계곡으로 길을 묻지 않나....

하긴 몇일동안의 일정을 보건데 그만 걸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청풍대교에서 제4코스 안내표지가 있던 지점까지 약5km

거기서 하천리 산야초마을까지 5.4km, 게다가 그녀들은 의림지 한바퀴 돌았으니

정신이 혼미해 질때도 되얐지...

그래도 마지막 힘을 내어 용담폭포를 가기위해 상천리 마을까지 족히2km는 되는 거리를 걸었다.

발도 아프고 등도 어깨도 아픈데 오르막길은 왜 그리도 많던지....

 

그런데 헐~

마을까지 다왔는데 길이 엄따!

길을 묻고 싶은데 물어볼 사람하나 엄따!

그나마 자전거 하나 다닐만한 길이 있긴한데 사나운 개가 지키고 있다가

거품물며 달겨든다.

우리는 결정적으로 그 길에 대한 확신이 엄따!

 

다시 하천리 대로변으로 터덜터덜 나오니 왕복4km

 

그런데 이번에 또 허거덕!

나와서 지도보니 그 조그만길이 맞단다.

에공 더는 못걸엇!

 

오후내내 문명이 닿지않는 오지?에서 헤멘 것 같아,

내일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밤은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천시로 나가보자로 의기투합.

마침 하루세번 댕긴다는 시내버스가 7시20분차가 있다기에 우리의 행운에 환호작약하며 제천시내로 고고씽

ㅎㅎㅎ 바부텡이덜

 

이날의 제천시는 뉴욕시티 부럽지 않았다.

다운타운의 최고급? 모텔에서 숙박까지.....

 

 

 

 

*중간에 영화제 행사장에 내려서 기웃거렸는데

참여해서 같이 즐기고 싶었지만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영화와 공연을 한꺼번에 보게끔 매표를 하는데

음악영화제라 영화는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 많았지만

공연은 우리세대가 전혀 알 수 없는 젋은 친구들만 나오고

(개막때는 바비킹이 왔다덩만)

배도 고프고 피곤에 찌들고, 무엇보다도 이런 것들을 극복하고 즐기기에는

우리들에게서 나던, 땀에 쪈 그 텁텁한 쉰?내를 용서 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우리나라 출품작 '블랙가스펠'이나 인터넷 뒤져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