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히
국경을 넘고 성의 경계조차 관계없이 피어나
감동을 준다.
"그 여자는 나를 숨쉬게 하고, 이 남자는 나를 뜨겁게 한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태섭과 경수의 사랑이 크게 불편하지 않아 보였던 건
단지 그들이 보기에 좋은 꽃미남이고 구체적인 성을 묘사하지 않기때문이라 생각했었다.
이말은 내가 진보적인 사고로 동성애자를 이해하는게 아니라는 고백이다.
현대의학에서 밝혀낸 바로는
수태3주내 결정된다는 성염색체 균비가 적절치 않아 일어나는 장애(그야말로 소수를 규정한)라니
머리로는 이해한다지만,
과연 내 가까운 형제나 자녀가 성소수자라면 어디까지 이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들의 사랑을 지켜볼 수있을지...
아니다 어쩜 그냥 다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해하는 날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오히려 부담스러워 적당하게 처신하는 것인지도...
몇일전 끈금없이 그가 내게 "당신 여자 좋아해?"라고 물었다던가
혹은 진보적인 사고인체 한다고 비아냥 거린다던가 하는 시선들?...
내가 이해하던 안하던 중요한가....사랑은 지구촌 어디서든 anytime,anybody 수없이 피고지는데
남자의 누드사진을 첫씬으로 만든 영화 싱글맨의 사랑도 불편하지 않고 아름다웠던건,
톰포드수제 수트를 완벽하게 소화한 중년의 콜리퍼스가 멋있어서 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 첫눈빛을 교환하고, 반신반의의 설렘으로 다가가 어색하게 한잔하며
사랑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 여늬사랑과 다르지 않고,
동거중에 일상을 사는 모습이 그저 사람을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과 다르지 않은 진정성이 있어서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다.
영화는 그렇고,
그가 묘한 혐의를 두고 내게 던진 질문에 대해서 멋적을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은 이렇다.
사십후반이 넘어 성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시작하면서(여전히 왕성한 숫컷인 그는 이말을 질색한다)
그가 남자로 매력있기 보담은 인간으로 매력있을 때 훨씬 감동적이고
지금은 자기색깔 분명하고 편협하지 않은 사람이면 동성이든 이성이든 매력있어 보인다.
천명관의 소설 <고래>에서
매력적인 여주인공 금복이도 중성 아니 남성으로 변해서 살다가 죽을때까지
사랑한 사람은 어린 계집애였다.
과연 남자로 그앨 사랑했을까. 아니 그게 뭐 대순가, 사람이 그냥 사람을 사랑한거고
인간은 죽을때까지 사랑이 필요한거지.
거기에 굳이 성이 개입되어야 하는지....
이런 평소 생각들로 그가 내게 묘한 혐의를 거두지 못한데도...
오늘 본 영화는
그래도, 사랑이, 사랑만이 우리를 가르치고 변화시킨다는 잔잔한 감동을 준
고급한 사랑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