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벗들이 소풍을 오다

발작2022 2011. 5. 26. 14:03

 

 

 

 

비가 오고 하늘이 어둡다.

오전에는

김천에서 새로만난 젊은 친구들이 다녀갔다.

김밥과 잡채를 싸들고 와서

내손으로 차리지 않아도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 주고

수다한 결혼생활이야기로

음울한 날씨를 걷어차 주고 방금 돌아갔다.

 

시내에선 제법 먼거리일텐데 빗길을 마다않고

찾아주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틀전 서현이 이년여를 벼르다 왔는데

남자가 없다는 이유로 성의없는 끼니로 때우고

대접이 소홀했었다.

 

오늘도 역시 그랬다.

여자들 주방에서 자유로워질 필요도 있지만

여자들만 있다는 이유로 식탁이 소홀했다면

스스로를 너무 존중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과 함께

내집을 찾아준 그녀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에서

누군가의 아내로, 며느리로 산다는 일의

고단함과 부당함과 억울함에 대하여

공통의 유대감만으로

이땅의 여자들은 쉽게 가까워 지는 것 같다.

잠깐일지언정

내집이 그녀들의 수다한 한풀이 장소로

종종 애용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결혼생활을 하는 "아내의 얼굴은 남편의 책임이다"

라는 공주맘의 말에

모두들 굉장히 많이 수긍하고 공감을 하며

현재 우리 스스로의 모습들을 남편에게 책임전가 했지만

문득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떤 첫인상이었을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의외로

조금 외로워 보인다고 했다

젊은날 밝고 명랑해 보여서 비교적 좋은 인상이다라는

얘길 많이 들었었는데

근자에 들어서는 어둡다 울상이다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심지어는 많이 불행해 보인다고 ...

이젠 외로워 보이기까지...라

헐~~~

 

 

종종 우울하거나 외롭긴 하지.

외로운 건

또 다른 자유와 여유로움을 얻는 댓가로 치뤄야 할 필연의 결과로

적당히 즐길만 한 감상이니

누구나 마찬가지일꺼고

 

종종드는 우울감이란

생에 대한 진지한 통찰력의 산물쯤으로 생각한다면

당연하지

어찌 인생이 우울하지 않겠는가.

 

그런고로 우울하거나 외로울지언정

생이 불행하다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

 

표정관리좀 해야 쓰겄다.

남편에게만 책임전가 할일이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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