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초겨울에 이웃의 용기씨가 땔깜으로 쓰라고 폐구조목을 잔뜩 얻어서 싣고 왔다.
그러나 이 훌륭한 예술자재를 그냥 아궁이에 넣어버릴 생각은 우린 절대 몬한다.
추위따윈 아랑곳 하지 않고...머슴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세상에 따악 하나뿐인 신발장이라고 자랑하던 그 신발장은 사실....두고두고 거슬렸더랬다
사랑방창문옆에 딱 붙어 높다랗게 자리를 차지해 답답해 보이기도 했거니와...
음 암튼. 한마디로 얘기하면 싫증이 난게지
...해서 다시 도전!
나즈막한 사이즈로 길게 짜서 벤치로도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색칠하기 전까지는 그럭저럭 볼만했는데...쩝
아~~~구질해
색쓰기가 일케 어려워서야...원
ㅗ
붓을 든김에 내처
진초록의 마루문틀까지 염원하던 노란색으로 칠해놓았다
동장군이 물러가는 기미도 한 몫 했을터
저 훌륭한 삼각장은 안쓰는 싱크대 문짝 잘라서 머슴이 한시간만에
휘리릭 만든 것이다.
헤~~ 하다하다...
한가지나 제대로 잘 할일이지...
석주언니가 그릇이든 오리든 빚어보라고 흙을 한뭉텅이 갖다 주었는데
그릇을 밪는 것 보담은 요런거이 훨씬 재미는 있더만...
나 재능있능거 아냐??? 생전에 첨 해보는 거이....
요거슨 석주언니 지도아래 오리한쌍 빚어놓은거 굽기는 돈이 드가니 생략하고
색칠하고 니스로 마감했다.
.........................
요 몇일째
아침에 눈을 뜨면 반복되는 삶에(마이 갓! 이렇게 많은 놀이를 하면서 사는데도)꾸역꾸역 싫증이 밀려온다
내가 적당한 때가 되어 죽는다면... 아마도,
병들거나 늙어 죽기보담은 생이 지겹도록 싫증이 나서 일꺼라고
객적은 생각으로 시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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