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대기

미경이 다녀가다

발작2022 2009. 12. 2. 20:42

여전히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불현 듯..이다시피 들이닥쳤다.

남도끝을 돌아 댕기다가 올라가는 길이었다지.

근황으로 보아

착잡하거나, 혹은 예사롭지 않은 비장함

따위를 몸에 두르고

나선 여행길 이었을 꺼라

혼자 가만히 짐작해 본다만,

 

이제 반백년을 살아낸 내공이

그녀나 그녀의 남편이나 만만치 않은가보다.

표정이 가볍고, 순하다.

 

전혀 병색을 짐작할 수없는 안색과

그의 왕성한 식욕에

난 대책없이 신나고...

 

모처럼의 만남이라

화제꺼리는 종에서 횡으로

무궁무진 했으며 풍요롭고 다채로웠다.

아니다...아니다

또 나혼자 너무나 떠들었다

이 고질적인 수다病 인정한다.

 

친구는 평소에도 남의얘기를 잘들어주는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매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

미덕이 돋보이는 친구다.

 

해서,

난 또 이 주체할 수없는 말하기를 멈추지 못하고

50년동안 여전히 밉상질이다.

"아 참을 수없는 주둥이의 가벼움이여"

 

힘들어서 날 찾아온 친구를 앉혀놓고

그녀들의 말을 들어줄 도량도 없이

나만 떠들다가

보내놓고 후회하기가

어제오늘일이 아니거늘....

사람 참 변하지 않는다지

 

이해하길...

시골에선 특히 더 말이 고푸다...

때론

마당에 내려앉은 새에게도

울타리 넘어온 고양이 에게도 말을 건다니 머.

 

즐거웠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내 옆에 있어준

그 질긴 인연에 새삼 감사한다.

 

종종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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