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마을너머로 산책을 나갔다.
몇일만의 외출인지
동안거를 막 끝내고 나온
수도승같다.
분명12월인데
바람이 어찌나 따스하던지
어디서 곧,
동백이라도 터질 듯 한 날씨다.
어디 혹시 몰래 피어난 동백이라도 있나
살펴보지만
그럴리가...명색 12월인데
....
마을엔.
목덜미 속으로 긴머리칼에 진흙을 잔뜩 묻힌채
배회하는 남자가 있다.
사연인즉,
20여년 전 그의 나이 스믈즈음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햇더란다.
죽을꺼란 모두의 예측을 뒤엎고
그는 살아났고,
그뒤, 그는 우리가 짐작 할 수없는 세계로 가버렸다.
늘 운전중에 먼거리에서만 그를 보다가
한번 마을구멍가게에서 그를 가까이 마주친적이 잇었는데
내가 돈을 지불하는 동안
그저 심상한 표정으로 자기차례를 기다리던 그의 행동이
의외로 상식적이어서
오히려 내가 더 놀란기억이 있다
그의 외모와 일상이 남과 좀 다르다 해서
함부로 폄하하기에
그의 얼굴은 지나치게 사색적이며
깊은 사유의 세계를 갖은자의 표정이다
난 그를 디오게네스라 부르기로 했다.
나도, 마을의 디오게네스도,
그리스의 디오게네스도
오랜 추위끝에 따스한 했볕을 쬐러 나온날.
....
오늘은
내 엄마의 기일이다.
가봐야 도리라는 것. 토를 달 이유는 없다.
그러나
맘 한켠엔 변명같이...형식적인 젯상을 차려놓고
분주하기만 한 날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제삿날엔..
엄마를 깊게 그리워하고
따뜻하게 추억한 적이 없다 .
오늘 저녁은 정성스레 밥을지어
살아있는 내엄마와 마주앉은 기분으로
한끼밥을 먹을 것이다.
....
우연히
매력적인 보이스의 뮤지션을 알게되었다
웅산이라는 생경한 이름의 째즈가수
yesterday...매혹적이다.
'그룹명 > 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겠어요 기다릴밖에... (0) | 2009.12.15 |
---|---|
그이는 로맨티스트 (0) | 2009.12.13 |
의자 다시 태어나다 (0) | 2009.12.10 |
자랑질... (0) | 2009.12.10 |
난 김천사람입니다 (0) | 2009.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