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나를 부르는 이 누구더냐...

발작2022 2009. 12. 11. 15:53

모처럼,

마을너머로 산책을 나갔다.

몇일만의 외출인지

동안거를 막 끝내고 나온

수도승같다.

 

분명12월인데

바람이 어찌나 따스하던지

어디서 곧,

동백이라도 터질 듯 한 날씨다.

 

어디 혹시 몰래 피어난 동백이라도 있나

살펴보지만

그럴리가...명색 12월인데

 

 

 

 

 

....

 

 

 

마을엔.

목덜미 속으로 긴머리칼에 진흙을 잔뜩 묻힌채

배회하는 남자가 있다.

사연인즉,

20여년 전 그의 나이 스믈즈음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햇더란다.

죽을꺼란 모두의 예측을 뒤엎고

그는 살아났고,

그뒤, 그는 우리가 짐작 할 수없는 세계로 가버렸다.

 

늘 운전중에 먼거리에서만 그를 보다가

한번 마을구멍가게에서 그를 가까이 마주친적이 잇었는데

내가 돈을 지불하는 동안

그저 심상한 표정으로 자기차례를 기다리던 그의 행동이

의외로 상식적이어서

오히려 내가 더 놀란기억이 있다

 

그의 외모와 일상이 남과 좀 다르다 해서

함부로 폄하하기에

그의 얼굴은 지나치게 사색적이며

깊은 사유의 세계를 갖은자의 표정이다

 

난 그를 디오게네스라 부르기로 했다.

 

나도, 마을의 디오게네스도,

그리스의 디오게네스도

오랜 추위끝에 따스한 했볕을 쬐러 나온날.

 

 

....

 

오늘은

내 엄마의 기일이다.

가봐야 도리라는 것. 토를 달 이유는 없다.

 

그러나

맘 한켠엔 변명같이...형식적인 젯상을 차려놓고

분주하기만 한 날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제삿날엔.. 

엄마를 깊게 그리워하고 

따뜻하게 추억한 적이 없다 .

 

 

오늘 저녁은 정성스레 밥을지어

살아있는 내엄마와 마주앉은 기분으로

한끼밥을 먹을 것이다.

 

....

 

 

우연히

매력적인 보이스의 뮤지션을 알게되었다

웅산이라는 생경한 이름의 째즈가수

yesterday...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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