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7일/수요일
친구J의 전남편 주모씨의 첫 개인전
이날 오픈한다고...
잠깐 들러 보고 내려오고 싶었으나
그의 스케줄 상 포기...
대전 들러 갑작스런 문상까지 하고
오후10시 도착
오는내내 무엇땜에 또 싸운 것 같은데..
2월18일/목요일
난 내 친구들 둘이 온단 통보를 받았는데
그는 자기친구들 셋 혹은 넷을 초대해놓고
신이나서 이박삼일치 식단표를 짠다
기막히다...
철이없는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닭개장, 명란두부찌게, 황태해장국,새송이고기산적,굴장조림 시래기나물 말린호박볶음,
두부달래조림,삼겹살,고등어숯불구이...등등
기억도 다 나지 않는다
몇가지 제시해 주는 건 고맙지만
하루세끼 짜여진 식단표대로 재료를 사야한다고 우기는 통에
장보러 간길에 또 싸운다
그 비싼 명란에, 굴에, 쇠고기에...
영감태기가 하루살고 살림 거덜낼라고 작정을 한게지...
입을 열댓발이나 내밀고
이길껀 이기고 질껀 진채로
난폭한 운전을 해 집에 오는내내 부터 담날 까지
말들은 불어터지고 소리는 고래가 되서 나온다
하! 이제 일상이 되다시피 한 싸움
말이 한번 거칠어 지기 시작하면 마음가짐도 행동도
따라 거칠어 질테고 강도는 점점 세어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갈것을 잘 알텐데도
한번 폭발한 화는
도통 제어가 되질 않는다.
.....................
팔자랄 밖에...
친구들과 벌이는 잔치는 굿판처럼
술로, 성찬으로
화풀이든 분풀이든 신명풀이를 하듯 화르르 ...
우린 싸운기억따위는 다 잊는다
내참....공무원형의 인간들과는 그 種이 다르다고
진작에 인정한바....
우린 그런점에서 同種! 맞다.
.....................
2월19일/금요일
순과 숙은 울집에 와서 할일을 그의 식단표 못지않게
치밀?하게 짜왔단다.
나무하러 산에가기, 숯가마가서 지지기, 불때고 구들즐기기
오일장구경하기 냉이캐기..등등
20일 황금시장 오일장
으례 장날에 있을 법 한 작은에피소드...처럼
생각나는 풍경
지은숙시인 / 개도 세일 한다네요
새벽시장에
구경삼아서
운동복 차림으로 나가,
운동 삼아 빌빌거리는데
별거별거 다 있는 시장에서
먹점골 할매 막 큰소리로
세일이래
이마넌인데 세일로 단돈 마넌에 판다고
저그 엄마에게 물어나 봤나 몰라
라면 박스에서 덜덜 떨고 있는
새끼 개 다섯 마리.
곰살시런 숙양
지난 가으내 감도개 타령을 하더니
드뎌 만났다
아 고향!
감도개...곶감을 만드자니 바쁜 농가에서 손이 많이 가는고로
대충 껍질도 벗기지 않은채 뚝뚝 잘라 말린 감
껍질째 말라 질기고
먹잘 것 없는 속살로
몬 맛인지 당췌...
그러나 추억으로 먹는 음식
6봉지 도리를 해간다.
할매! 그덕분에 파장했다
순...
엿장시들 입담에 엿한봉지 사들고
각설이타령을 제대로 한번 뽑았으면
엿한봉지 더 살 수도 있었건만
가락도 흥도
시절따라 변해가니
무얼 기대해
...............
돌아오는 길에
미리 불려놓은 콩 방앗간에 들러 갈아
또.. 두부...하신단다
이걸로 싸우다가 과반수 투표에 부치기로 합의했으나
편법과 부정선거로 완패...
어쨎거나,
두부는 익었고
햇살좋은 마당에 둘러앉아
막걸리 각 일병씩
말(言)들은 마당위로 너울거리고
웃음은 담장을 넘나들어
화기로 충만한 이날 오후는........
담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그 끝을 본다.
질기디 질긴?것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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