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연일연야로

발작2022 2010. 2. 23. 23:38

 

2월17일/수요일

 

친구J의 전남편 주모씨의 첫 개인전

이날 오픈한다고...

잠깐 들러 보고 내려오고 싶었으나

그의 스케줄 상 포기...

대전 들러 갑작스런 문상까지 하고

오후10시 도착

 

오는내내 무엇땜에 또 싸운 것 같은데..

 

2월18일/목요일

 

난 내 친구들 둘이 온단 통보를 받았는데

그는 자기친구들 셋 혹은 넷을 초대해놓고

신이나서 이박삼일치 식단표를 짠다

기막히다...

철이없는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닭개장, 명란두부찌게, 황태해장국,새송이고기산적,굴장조림 시래기나물 말린호박볶음,

두부달래조림,삼겹살,고등어숯불구이...등등

기억도 다 나지 않는다

몇가지 제시해 주는 건 고맙지만

하루세끼 짜여진 식단표대로 재료를 사야한다고 우기는 통에

장보러 간길에 또 싸운다

그 비싼 명란에, 굴에, 쇠고기에...

영감태기가 하루살고 살림 거덜낼라고 작정을 한게지...

입을 열댓발이나 내밀고

이길껀 이기고 질껀 진채로

난폭한 운전을 해 집에 오는내내 부터 담날 까지

말들은 불어터지고 소리는 고래가 되서 나온다

 

하! 이제 일상이 되다시피 한 싸움

 

말이 한번 거칠어 지기 시작하면 마음가짐도 행동도

따라 거칠어 질테고 강도는 점점 세어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갈것을 잘 알텐데도

한번 폭발한 화는

도통 제어가 되질 않는다.

 

.....................

 

 

팔자랄 밖에...

친구들과 벌이는 잔치는 굿판처럼

술로, 성찬으로

화풀이든 분풀이든 신명풀이를 하듯 화르르 ...

우린 싸운기억따위는 다 잊는다

내참....공무원형의 인간들과는 그 種이 다르다고

진작에 인정한바....

우린 그런점에서 同種! 맞다.

 

.....................

 

2월19일/금요일

 

순과 숙은 울집에 와서 할일을 그의 식단표 못지않게

치밀?하게 짜왔단다.

나무하러 산에가기, 숯가마가서 지지기, 불때고 구들즐기기

오일장구경하기 냉이캐기..등등

 

 

20일 황금시장 오일장

 

 

으례 장날에 있을 법 한 작은에피소드...처럼

생각나는 풍경

지은숙시인 / 개도 세일 한다네요

 

새벽시장에

구경삼아서

운동복 차림으로 나가,

운동 삼아 빌빌거리는데

 

별거별거 다 있는 시장에서

먹점골 할매 막 큰소리로

세일이래

이마넌인데 세일로 단돈 마넌에 판다고

 

저그 엄마에게 물어나 봤나 몰라

라면 박스에서 덜덜 떨고 있는

새끼 개 다섯 마리.                       

곰살시런 숙양

지난 가으내 감도개 타령을 하더니

드뎌 만났다

아 고향!

감도개...곶감을 만드자니  바쁜 농가에서 손이 많이 가는고로

대충 껍질도 벗기지 않은채 뚝뚝 잘라 말린 감

껍질째 말라 질기고

먹잘 것 없는 속살로

몬 맛인지 당췌...

그러나 추억으로 먹는 음식

 

6봉지 도리를 해간다.

할매! 그덕분에 파장했다

 

 

 

순...

엿장시들 입담에 엿한봉지 사들고

 

 

 

 

 

 

각설이타령을 제대로 한번 뽑았으면

엿한봉지 더 살 수도 있었건만

가락도 흥도

시절따라 변해가니

무얼 기대해

 

...............

 

돌아오는 길에

미리 불려놓은 콩 방앗간에 들러 갈아

또..  두부...하신단다

이걸로 싸우다가 과반수 투표에 부치기로 합의했으나

편법과 부정선거로 완패...

 

 

어쨎거나,

두부는 익었고

햇살좋은 마당에 둘러앉아

막걸리 각 일병씩

 

말(言)들은 마당위로 너울거리고

웃음은 담장을 넘나들어

화기로 충만한 이날 오후는........

 

 

 

담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그 끝을 본다.

질기디 질긴?것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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