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대기

가을속으로

발작2022 2012. 10. 15. 22:34

 

 

 

 

 

 

 

 

 

따뜻하게 등을 밝히고 추위로 바스러져 가는 몸과 정신을  뎁혀줘야해 

무릎이 절단났다 핑게하며 쇼파를 급조했지만

사실, 가을엔 지난계절동안 분주했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깊은 침묵이거나 사색의 시간으로 침잠하거나

낮잠을 자더라도 분위기속으로 들어간 다음 청해야 하잖아.

스산하게 낙엽뒹굴어 어지러진 마당이 싫증이 날 무렵즈음...

 

 

 

 

 

 

에디뜨삐아프, 엘라핏츠제랄드의 찢어질듯한 음색도

하이페츠가 연주하는 바이얼린도, 게리무어의 기타도, 김광석의 슬픈음색도

가을속으로 빠져들게 하지

 

 

 

 

 

 

 

머슴이,

마당에 심어놓은 스테비아 잎을 따서 말리라는데

난 늘 그렇듯이 잎을 말려서 먹거리로 만드는 것 보담은

그냥 보고 즐기는 것이 더 좋으니...

구석구석 조명을 밝히고 스테비아꽃이 피길 기다리는 것

그 불빛아래서 음악을 들으며 진하게 내린 커피를 마시는 것.

 

고구마 이삭줍기하고, 배추나 무의 벌레를 잡아주고.

아낙들 팔뚝만한 나무토막 썰기를 두부자르듯이 쉽게 톱질을 하기까지

몸빼바지와 흙투성이로 사는내가

이정도 호사는 누릴만 한 것 아닌가.

 

 

 

 

 

가을엔 째즈를 빼놓을 수 없지

가을속으로 푸욱 빠지고 싶으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round mid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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