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마당놀이

발작2022 2009. 12. 4. 23:06

 

 

어제 오늘은

이집 전주인 아주머니가(오른쪽 사진)

이웃에 사는데

가마솥에 메주콩을 삶는다고 왔다

장작을 두 수레나 싣고 와서

하루 세시간쯤씩 콩 서말을 끓이니

덕분에 나의 구들방은

저절로 따끈하다.

 

메주 만들기 직전 저녁밥은 우리집에서 먹자고 제안하더니,

쌀을 한바가지나 (10kg 분량) 퍼오구 김치를 무려 다섯포기쯤

갖고 오셨다.

참 손도 크시다.

가마솥 빌려준 댓가로

생존에 필요한 기본3가지가 해결되었다

쌀,김치,땔감...ㅎㅎㅎ

게다가 옵션으로 고구마에 쌈배추에 떡까지...

 

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침에 일어나면

얕은 담장너머로 싼타가 다녀간 것 처럼

무언가가 떨어져 있다

비닐에 쌓인 참외나 고구마 감자

바가지에 담긴 홍시나 사과

어떤때는 신문지에 둘둘만채로 배추포기나

무, 시래기따위가 마당에 던져져 있어

자고 일어나 마당을 확인하는 일이 재밌어 죽을지경이다.

 

할매들,

이름이나 써놓고 가래도

말도 참 안듣는 울동네 할매들이다.

 

어제도 무시무시할 정도의 많은양의 대파가

담장밑에 있었다.

 

심증이 짚히는바 있어 확인 해보니 위 왼쪽사진속 할매다.

심지어 싸릿대 땔감까지 던져 주신다.

 

오늘은 호박죽을 한냄비 퍼담아 오셔서

아침대신 두그릇을 비워냈다

장작불에 끓인 이름도 긴 팥고구마수제비호박죽.

 

틈틈이,

 

 

 

 

 

 

마을 아저씨에게 배워서 김장독 묻은 김치굴에 지붕을 덮었다.

생나무 가지 뼈대는 그가 엮어서 세워놓고 가며

내게 숙제로 남겨 놓았던 것.

전문용어로 이엉이라 하던가

 

가히,

예술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요즘 시골에도 이런거 해놓는집 없다.

문명의 혜택을 아낌없이 즐기는 마을사람들은

우릴 숫제 외계인 취급하는 눈치다.

 

그가없는 날은

방구석에서 밀린책을 읽거나

음악이나 들으며 베짱이 놀음 하기가 십상인데

 

덕분에 양 이틀은

마당놀이 한판 제대로 벌인 것 같다.

 

하기사,

노동이 전제되지 않은 휴식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달콤하겠는가...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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