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놀면서, 노느니, 놀이삼아

고쳐쓰며 살기

발작2022 2009. 12. 9. 02:01

몇일간 분주했던 마당이 조용하다.

마을도 덩달아 잠잠한 것 같다.

 

히키코모리처럼

웅크리고 들어앉아

하루를 보냈다.

 

어제 씻어 절여 놨던 배추는

늦잠탓에 소태가 된채로

성의없이 비벼 담갔고,

 

서울에 눈이 온다는 소식으로

호들갑떠는 방송을 들으며

싸구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먹는 아침식사는

아무맛도 모르겠다. 

 

이제 불규칙해지기 시작한 월경은

감기증세와 심각한 두통을 동반하고

불청객처럼 찾아왔다.

 

아랫목에 비스듬이 누워서

진작에 다운받아 놓은 영화

500일간의 섬머라는 영화를 보지않았다면

게으름으로 망쳐버린 무말랭이를 다시 만들었을지도..

 

.....

 

 

버려진 의자를 줏어다

그에게 간단한 수리를 부탁했더랬다.

검정색 인조가죽이 덮힌 커버를 벗겨내고

공포의 황금색 빤들빤들한 뺑끼가 칠해진

바디...사포질하고

미송으로 덧대기까지...

으이구...하나 사구말지...

 

그러나

요즘 내가 누군고..?

몹쓸 예술혼에 불타는데다

헝그리정신까지 몸에 베어서...

(실제로 몇일동안 돈을 안쓰고 살 수 있는지 실험중이다...

...만 아직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수리전 사진을 미처 못찍어서 아쉽지만.

낡은 의자의 환골탈태를 꿈꾸며

칠 자겁에 들어갔다.

아크릴 물감이다.

 

 

 

사진으론 설명이 부족하긴 하다.

실물이 훨씬 이뿐데....

내일도 계속된다.

다리부분과 프레임은 자줏빛 옷을 입힐 듯.

낼 기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야겠다.

커피 넉잔의 힘으로 버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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