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대기

편하다

발작2022 2011. 3. 23. 01:20

 

일년 365일 중에 360일은 삐져있는 놈.

그를 두고 그의 친구가 한말이다.

하하하....

예외없이 오늘도 아침부터 삐쳐서 불쑥 상경한다니

잠이 덜깬채로 일어나 김천역까지 모셔?다 드리고 왔다

 

 

....

 

아 해방과 자유의 시간..이여 부디 길게 이어지길..

 

 

....

 

그와 함께있던 소요하고 번거로왔던 시간으로 부터 벗어난 직후

 

방안이 폭격맞은 것 처럼 어지러진 채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옷가지들과

아랫목에 윗목에 한짝씩 굴러댕기는 양말들과

커피잔과 물컵들과  코닦은 휴지뭉치와 배게

과자 부스러기들, 반쯤 읽다 덮어논 책따위 속에

파묻혀서 맘껏 게으르기

 

오후에 잠깐 나가서 불때기 외에

먹고 뒹굴고 음악듣고 드넓은 인터넷 바다를 헤집고 다니기

 

딱 하루동안....내가 즐기는 자유의 방식이다.

 

.............

 

 

 

몇일 전,

우울한 생일타령에 문진이 보낸 선물은 뜻밖이었다

문진은 이주를 보내고

이주는 경희를 보내고...ㅎ

(실상은 그렇지 않았는데 쓰고보니 서로 책임을 전가한 것 같다...어째)

 

이주는 집에있는 과자종류를 몽땅담아 초코파이 하나를 빙둘러 장식하고

푸하하... 제수용? 팔뚝만한 흰색 양초를 꽂아들고

선물이라며 이웃집 경희를 달고왔다

수다떨어 주라며...

이색적이고 재밌는 선물로 기억될 것.

 

 

 

 

드립퍼 하나 필요 하다 했더니 문진이 사갖고 내려왔다

도자기 재질이라 아주 맘에 든다.

 

 

폭탄맞은 방에서 드립커피를 마신다.

흠 맛나다.

 

........................

 

 

 

 

자꾸 머릿속으로, 가슴한자락으로

파고드는 우울감은

잠시 해소된 듯.

 

 

오늘의 결심 : 낼부터 삼일동안만 부지런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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